어려운 공간도형 문제에도 동일하게 풀이전략을 도입하여 풀 수 있습니다. 평가원에서 출제된 실제 기출문제에 풀이전략을 적용한 예시 풀이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.
같은 평면 위에 있지 않고 서로 평행한 세 직선 $l$, $m$, $n$이 있다. 직선 $l$ 위의 두 점 $\mathrm A$, $\mathrm B$, 직선 $m$ 위의 점 $\mathrm C$, 직선 $n$위의 점 $\mathrm D$가 다음 조건을 만족시킨다.
$\overline {\mathrm {AB} }=2\sqrt 2$, $\overline{ \mathrm {CD}}=3$
$\overline { \mathrm {AC} } \perp l$, $\overline{ \mathrm {AC} }=5$
$\overline { \mathrm {BD} } \perp l$, $\overline{ \mathrm {BD} }=4\sqrt 2$
두 직선 $m$, $n$을 포함하는 평면과 세 점 $\mathrm A$, $\mathrm C$, $\mathrm D$를 포함하는 평면이 이루는 각의 크기를 $\theta$라 할 때, $15\tan^2\theta$의 값을 구하시오. (단, $0<\theta<\dfrac{\pi}{2}$) [4점]
Step 1
$m$과 $n$이 결정하는 평면을 바닥평면이라고 할 때, 목푯값은 평면 $\mrm{ACD}$와 바닥평면이 이루는 각의 크기입니다. 이면각의 크기는 직접 이면각을 구하는 방법, 정사영을 통해 간접적으로 구하는 방법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.
Step 2
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목푯값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여러가지 풀이방법을 서로 비교해봅니다.
- 두 평면의 교선 $\mrm{CD}$가 드러나 있습니다. 따라서 $\mrm{CD}$에 수직이고 각 평면에 포함된 직선을 찾으면 목푯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.
- 평면 $\mrm{ACD}$에 포함된 삼각형 $\mrm{ACD}$가 눈에 띕니다. 삼각형 $\mrm{ACD}$의 넓이는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삼각형 $\mrm{ACD}$의 바닥평면 위로의 정사영의 넓이만 구하면 목푯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. 그런데 $\mrm{C}$와 $\mrm{D}$의 바닥평면 위로의 정사영은 자기 자신이므로 점 $\mrm{A}$의 바닥 평면 위로의 정사영 $\mrm{A'}$의 위치만 찾으면 될 것입니다.
여기서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인 1)을 선택하겠습니다. 우리의 목푯값인 `이면각의 크기'와 목푯값을 구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`교선 $\mrm{CD}$에서 양쪽 수선을 그리겠다'는 목적을 잊지 않은 채 진행해야 합니다.
Step 3
먼저 평행한 두 직선인 $l$, $m$이 결정하는 평면을 살펴보겠습니다. 오른쪽 그림처럼 $l$, $m$이 결정하는 평면에서의 상황을 새로운 그림(평면도형)으로 나타내면 $\ovr{AC} \ppd m$임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. 같은 방법으로 $\mrm{B}$에서 $m$에 내린 수선의 발 $\mrm{E}$를 생각할 수 있고, 이를 통해 $\mrm{ACEB}$가 직사각형임을 알 수 있습니다.
같은 논리를 $l$과 $n$이 결정하는 평면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. 점 $\mrm A$에서 직선 $n$에 내린 수선의 발을 $\mrm F$라 하면 $\ovr{AF}=4\sqrt2$입니다.
지난 두 단계에서, 문제에서는 주어지지 않았던 새로운 직선인 $\mrm{BE}$, $\mrm{AF}$가 등장했습니다. 목푯값은 `평면 $\mrm{ACD}$와 바닥의 평면이 이루는 각의 크기'이고 우리가 선택한 풀이법은 `교선 $\mrm{CD}$에서 양쪽 직각'이었는데, 두 직선 중 목푯값에 다가가는 정보를 제공할 직선은 $\mrm{AF}$입니다. 왜냐하면 $\mrm{BE}$, $\mrm{AF}$는 각각 $\mrm{B}$, $\mrm{A}$를 포함하는데, $\mrm{A}$는 평면 $\mrm{ACD}$ 위의 점이지만 $\mrm{B}$는 그렇지 않으므로, 두 점 중 교선 $\mrm{CD}$와 더 밀접한 연관을 가진 점은 $\mrm{A}$이기 때문입니다.1 따라서 $\mrm{AF}$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찾아야 합니다.
$\ovr{AF}$의 상황을 보니 직선 $\mrm{AC}$와 $\mrm{A}$에서 만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. 즉 두 직선은 한 평면 $\mrm{ACF}$를 결정하므로 이 평면을 관찰하겠습니다. 이때 두 직선이 모두 $l$과 약직이므로 $l$은 평면 $\mrm{ACF}$에 강직입니다.
2 $l$이 평면 $\mrm{ACF}$의 법선이므로 $m$, $n$도 법선입니다.
3 따라서 색칠된 약직을 얻을 수 있습니다. 그러면 삼각형 $\mrm{DCF}$는 직각삼각형이므로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해 $\ovr{CF}=1$입니다.
한편 평면 $\mrm{ACF}$는 바닥평면과 수직이고
4 $\mrm{A}$에서 바닥평면에 내린 수선의 발은 두 평면의 교선 $\mrm{CF}$ 위에 있습니다.
5 두 직선 $\mrm{AH}$, $\mrm{CF}$도 한 점 $\mrm{H}$에서 만나므로 한 평면을 결정합니다. 이제 이 평면에 포함된 직각삼각형 $\mrm{AHF}$에서 $\ovr{AH} = x$, $\ovr{CH} = y$라 하면
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해 $x^2 + y^2 = 5^2$ , $x^2 + (y+1)^2 = (4\sqrt2)^2$입니다. 이를 연립하면 $x=4$, $y=3$을 얻습니다.
잊으셨을지 모르겠지만, 목푯값은 이면각의 크기이고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양쪽 직각입니다. 평면 $\mrm{ACD}$ 위의 한 점에서 교선에 수선의 발을 내려야 하는데, $\mrm{CD}$가 교선이므로 $\mrm{A}$에서 $\mrm{CD}$에 수선의 발을 내리면 될 것입니다. 그런데 그 수선의 발을 내리기 위해서는 삼각형 $\mrm{ACD}$가 예각삼각형인지, 직각삼각형인지, 둔각삼각형인지를 알아야 합니다. $\mrm{AC}$와 $\mrm{CD}$가 이루는 각 $\alpha$가 예각인지, 직각인지, 둔각인지에 따라 수선의 발의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. $\ovr{AD}^2 > \ovr{AC}^2 + \ovr{CD}^2$이므로 $\alpha$는 둔각입니다. 따라서 수선의 발은 삼각형 외부에 존재합니다.
그 수선의 발을 $\mrm{G}$라 하면 삼수선의 정리에 의해 $\ovr{GH}\ppd\ovr{CD}$입니다. 따라서 우리가 원하는 $\theta$를 포함한 직각삼각형 $\mrm{AHG}$가 나옵니다. 이때 $\ovr{AH}$의 값은 알고 있으므로 $\ovr{AG}$와 $\ovr{GH}$ 중 하나의 값만 알 수 있다면 목푯값인 $\tan^2\theta$를 구할 수 있습니다.
6 그런데 $\ovr{GH}$를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$\ovr{CG}$를 알아야 하고, $\ovr{CG}$를 구하려면 직각삼각형 $\mrm{AGD}$를 이용해야 하는데,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$\ovr{AG}$를 구하게 되므로 $\ovr{AG}$를 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.
직각삼각형 $\mrm{AGD}$에서 $\ovr{AG} = z$, $\ovr{CG} = w$라 하면 피타고라스 정리에 의해 $z^2 + w^2 = 5^2$, $z^2 + (w+3)^2 = (2\sqrt{10})^2$입니다. 이를 연립하면 $z=2\sqrt6$, $w=1$입니다.
Step 4
이제 목푯값을 구할 수 있습니다. 직각삼각형 $\mrm{AHG}$에서 $(2\sqrt{6})^2= 4^2 + \ovr{HG}^2$에서 $\ovr{HG} = 2\sqrt2$이고 $\tan\theta=\dfrac{\ovr{AH}}{\ovr{HG}} = \dfrac{4}{2\sqrt2} = \sqrt2$입니다. 따라서 $15\tan^2\theta = 30$입니다.
정리
지금까지 제시한 풀이를 보시면 `왜 이 상황에서 이러한 생각을 해야 하는지', `이 단계에서 정보를 얻게 해주는 근거 명제는 무엇인지'를 매 단계마다 제시하며 풀이 과정을 정당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.
만약 지금까지 공간도형 문제를 이러한 정당화 과정 없이 풀어왔다면, 제시된 풀이가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. `그냥 풀면 되는 걸 왜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'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. 그러나 이런 정당화 과정 없이 단순히 문제를 풀기만 하는 경우, 그 문제를 맞혔다면 운으로 맞혔는지 실력으로 맞췄는지를 파악할 수 없고, 그 문제를 틀렸다면 자신이 어디가 부족해서 틀렸는지를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.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책에서 제시한 방법을 통해 자신이 가진 약점들을 꼼꼼히 보완해야 합니다.
입에 쓴 약은 몸에 단 법이고, 진리는 먼 데 있지 않습니다. 지금까지 공간도형에 대해 배운 내용은 어찌보면 뻔하고 지루하고 귀찮은 말의 반복에 불과할 것입니다. 그렇지만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숙지하고, 정확한 방법과 명확한 근거로 꾸준히 훈련하면 공간도형 문제를 체계적으로 정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.
제시한 풀이를 단축할 수 있는 방법들
앞서 제시한 풀이는 최적의 풀이만을 엄선한 `가공된 풀이', `최선의 풀이'가 아니라, 정한 원칙을 엄밀하게 지켜가며 진행한 풀이입니다. 풀이의 중간 단계를 단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합니다.
(1) 삼수선의 정리
앞서 삼수선의 정리를 `치트키'라 부른 바 있습니다. 그 이유는 삼수선의 정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(방금의 풀이에서는 여러 단계에 걸쳐야만 얻을 수 있었던) 수많은 정보들을 다음 그림과 같이 한방에 얻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.
여러분이 지금까지 접한 대부분의 문제집이나 강의에서도 그림과 같이 삼수선의 정리를 사용한 풀이를 제시했을 것이고, 여러분들도 그렇게 풀어왔을 것입니다. 그런데 그림의 두 색칠된 직각이 왜 성립하는지를 규명하지 않은 채 삼수선의 정리를 사용했다거나, $\mrm{B'}$, $\mrm{E}$, $\mrm{D}$가 왜 한 직선 위에 있는지를 밝히지 못한다면 이는 논리적 비약입니다.
7 삼수선의 정리를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탄탄한 근거 아래 사용하기를 바랍니다.
(2) 피타고라스? 코사인법칙?
코사인법칙을 사용하면 풀이 과정에서 두 번 사용한 `피타고라스 정리'의 계산보다 더 빠르게 길이를 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.
(3) 합동의 발견
풀이의 마지막 단계에서 바닥평면을 관찰하면 삼각형 $\mrm{A'GC}$가 삼각형 $\mrm{CED}$와 합동임을 알 수 있고, 이를 이용하면 계산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.
그러나 이런 기하학적으로 아름다운(?) 상황을 발견하지 못하더라도 문제를 푸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. 실력을 쌓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생각지도 못했던 발상이 아닙니다. 앞서 제시한 풀이와 같이 목푯값을 구하는 데 필요한 것을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구하면서, 배운 내용에 근거해 풀이 과정을 정당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. 그런 지루하고도 재미 없는 과정을 거쳐 공간도형을 다루는 실력이 쌓이고 나면, 어느 순간 이러한 지름길을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는 실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.